2017년 6월 21일 수요일

논리음치의 일본인과 특유의 외교방식

<수학을 싫어하는사람을 위한 수학>

고무로나오키(小室直樹) 著

이 책은 수학의 논리를 다룬 내용인데, 안중근에 관한 내용이 일부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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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일부 발췌 번역)

안중근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

만주철도의 필두 이사로 이토우의 총애를 받았던 田中清次郎는 '당신이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누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에 '그건 유감럽지만 안중근이다' 라고 대답했다.

田中씨는 이토우 伊藤에게 매우 총애를 받고 있었기에 유감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당시의 일본에 있어서 일본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이토우를 암살했기에 안중근만큼 증오할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田中는 은인의 원수인 안중근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여순감옥에서 안중근에 대한 대우는 지극히 정중했다. 3번의 식사는 모두 백미, 속옷도 4겹의 면소재, 이불도 고급. 귤, 사과, 배 등의 과일이 매일 3번이나 나오고 담배도 서양의 상등품이 배급되었다.

극형에 처해질 것은 명백했지만 실로 국사国士로서의 대우였다. 平石히라이시 여순 고등법원장을 비롯해 간수, 판사, 검사에 이르기까지 안중근을 접한 사람들은 서로 뒤질세라 휘호를 구했다.

그는 墨痕淋漓 "為国献身軍人本分" 이라고 크게 썼다. ' 나라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 ' 이라는 의미이다.

놀랄 일이 아닌가? 그것은 안중근의 논리와 태도가 너무나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안중근의 논리에 따르면, 이토우를 암살한 이유는 그가 한국의 독립을 강탈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의식 속에는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독립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이 일본을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일본 최대의 중신인 이토우히로부미를 죽이는 것이 왜 일본을 위한다는 것일까?

여기에 안중근의 논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메이지덴노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명령할 때, 일본의 전쟁목적은 한국의 독립을 지키고 동양평화를 지키는데 있다고 했다. 이것을 들은 한국인은 크게 감격하고 일본군에 협력하는 자도 많았다. 일본군의 선전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던 사람 중의 한사람이 안중근이었다.

그러나 이토우는 한일합방을 목적으로 하고 한국의 독립을 빼앗아 동양의 평화를 어지럽혔다. 이것은 덴노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 된다. 따라서 나는 역적인 이토우를 죽였다., 고 했다.

이런 동기라면 안중근은 일본의 의식으로는 근왕의 투사가 된다. 메이지유신의 존왕의 기운이 남아 있던 시기에 그의 논리는 많은 일본인의 존경을 받았다. 또한 이 논리로는 청일, 러일 전쟁에서 전사한 일본인도 이토우에 의해 배신당하고 죽은게 된다.

이와 같이 안중근은 공판에 있어서 최종변론으로 진술했다. 그의 논리는 일본인의 상상을 넘어서 전개되는데 일본인으로서도 납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시대의 일본인에 대한 증오에도 불구하고 실로 일관된 논리이지 않은가. 일본인은 열사라도 누구라도 목숨을 바쳐 사람을 죽일 때 이처럼 투철하게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논리가 작용하는 일은 없다.

이것이 일본인의 논리와 조선인, 한국인, 중국인의 논리와의 큰 차이이다. 일본인은 모순에 둔감하다. 조선인, 한국인, 중국인은 모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순율까지는 의식하지 않더라도 모순에는 금방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본인은 '모순' 이라는 말은 알고 있어도 모순을 염두하지 않는다.

(...)

일본인은 논리학에 무지한 중생이고 모순율에도 배중율에도 관계가 없다는 것은 태연히 말한다는 것을 그들이 몰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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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에서 일본인의 아름다운 논리적 모순을 감상해보자. 참고로 위의 글에서 본 바와 같이 일본인은 모순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
"연합군 총사령부의 정책에 따라 금지된 야스쿠니 참배가 195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일본 주권이 회복되면서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 그러므로 야스쿠니 참배는 합법이다"
수 년 전 자민당 정권 말기에 일본이 어린 학생들에게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허용하면서 한 말인데 여기에 일본이 사용하는 자칭 만능검(劍)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나온다.

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논리에도 사용된다.
"승전국 미국 주도로 이루어진 1592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한국영토 조항에 독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럼 이제 일본의 평화헌법 9조 개정의 논리부터 살펴보자.
"평화헌법은 승전국 연합군 사령부가 패전국 일본에게 강요해서 강압적으로 만들어진 헌법이므로 무효이다 "
과연 그럴까?

1. 맥아더 사령부가 미리 발표한 평화헌법은 패전 당시의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에서 찬성 70% / 반대 28% 정도의 지지를 받았다. 실제는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2. 덴노는 " 평화헌법은 일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진 헌법 " 이라는 칙어를 발표한다. 당시 왜왕의 칙어는 교육칙어나 항복선언처럼 신성불가침이었다. 반대가 있을리 없었다.

3. 평화헌법은 덴노 앞에서 의회 표결에 부쳐져 단 한표의 반대가 있었다. 이때 미군은 총과 칼을 들고 찬성을 강요하지 않았다. 한명을 제외한 모두가 의회에서 찬성하고도 이제와서 강요라고 주장한다.

4. 평화헌법이 승전국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강요된 것이라면, 같은 시기의 같은 원인으로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조약 또한 승전국에 의한 강요로 무효를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논리력이 결여된 일본인은 그러지 않고있다.

5. 만약, 십분양보해서 위의 절차를 걸친 평화헌법이 강요에 의한 무효라면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조선을 병탄하며 강제로 맺은 한일의정서 -> 정미조약 -> 군대해산 -> 한일 병탄조약이 유효인지 무효인지 일본식 논리로 답을 해보면 참 재밌는 결론이 나온다.

덴노의 칙어와 찬성 의견은 당시의 일본인에겐 신의 명령과 다름없다. 그땐 죽음이 무서워 복종하다가 죽음의 공포가 없어진 이제와서 이를 부인하는 것이 일본인의 민족성인 것이다. 동경군사재판도 승전국의 강요에 의한 무효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이 무효라면 목 매달려 죽은 도죠 히데키 등은 이제 미군이 일본인에게 저지른 범죄가 될려나...

일본인은 미국의 강요라며 동경군사재판과 평화헌법을 부인하면서도, 승전국 미국 주도로 이루어진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떠받들기에 바쁘다. 웃긴건 이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야스쿠니 문제와 연결된다. (이때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무효가 되는 멋진 일이 일어난다.) 일본 민족에 논리력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에 전혀 모순을 눈치채지 못한다.

1.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승전국 미국을 상대로 일본에 유리한 조약을 맺으려 로비를 했다고 회고록에서 언급했다. 당시 요시다 시게루는 이미 승전국 미국의 지위와 평화헌법을 인정했었기 때문에 최후의 발악을 한것이다.

2. 평화헌법과 동경재판이 승전국 미국의 강요에 의한 무효라면, 요시다 시게루가 미국과 샌프란시스코 조약도 맺을 이유가 없이 당연히 거부했어야 했고, 미국이 패전국 일본과 맺은 샌프란 시스코 조약도 무효다.

3. 그러므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독도의 언급이 없다며 독도 영유권을 외치는 일본의 주장은 존재하지 않는 조약을 근거로 한국에 떼를 쓰는 것이다.

명분만을 중시하는 일본민족 특유의 기질을 한국인은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으나, 명분만을 내세워 국제사회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 일본민족만의 착각이다.

메이지 유신 당시 초대 미국총영사였던 타운젠트 해리스는 일본인의 민족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일본인들은 참 이상하다. 자신들의 말에 침묵하거나 동조해주면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통하는 줄 알고 더 날뛴다. 일본인들에겐 단호한 말과 행동만이 필요하다"
이후 실제로 미국은 일본과의 외교에서 한국인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단호한 말과 행동으로 일본을 상대한다.

외교에서 미국을 많이 상대하고 기본적 외교를 미국에서 배워온 한국외교 또한 일본을 상대할 때 같은 외교술을 사용한다.

한편, 일본은 특이한 외교술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자국내 여론선동술이다. 정신선동에 취약한 일본국민을 상대로 개발된 일본만의 방법인데, 이 여론선동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과의 위안부 문제에서 승리, 독도 문제에서 승리, 야스쿠니 참배 문제에서 승리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유네스코와 유엔에서 지속적으로 위안부와 강제노역에 관한 말이 나오고 있으며, 독도 문제는 일본이 원하는 현상변경없이 언제나 한국의 영토에 속하며, 야스쿠니 참배는 언제부턴가 공물을 봉납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여론선동을 위해 총리가 아닌 일본의 국회의원이 참배하거나 방위상이 참배를 하지만 언제나 "개인 자격의 참배"라는 단서가 반드시 붙는다. 야스쿠니참배가 정당하다면 굳이 단서를 붙일 이유도 없지 않나? 다른나라의 경우 이상한 일이라고 금방 눈치챌 테지만, 보통의 일본인들은 그 사실을 간파할 식견과 지능수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자국내에서 세계의 외교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국제사회에서 일본외교는 사실 형편없는 것이다. 물론 편향된 선동 정보만을 습득할 수 밖에 없는 일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다.
출처#1 & 출처#2 & 개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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